아주 오래전 고등학생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그때 저의 형님이 ‘대학교를 가면 뭘하느냐 신앙 생활만 잘 하면 된다’는 충고를 교회에서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호주에서 결혼하고 호주에서 살고 있었던 어느날 저희 집에 다녀갔던 한 형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형제가 한국에서 신앙생활 하던 교회에서, 교회 장로님과 전도사님이 ‘세상 학문은 쓸데 없으니 신앙 생활만 열심히 하라’고 청년들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교회의 일부 청년들이 대학교에 진학하려고 열심히 공부하거나 혹은 기술이라도 배워서 열심히 직장 생활을 준비하려는 노력은 하지않고 교회만 드나들면서 시간을 보내던 청년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예는 일부 지도자들의 잘못된 가르침에 기인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일부에서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지 염려가 됩니다. 왜냐하면 성경을 읽다보면 충분히 그렇게 오해 할수도 있기 때문입니다.그 말씀의 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빌립보서 3장7-8).
그런데 사도 바울이 이 말씀을 세상 학문과 지식은 아무 쓸모가 없다는 의미로 말 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이 배운 학문과 지식이 있었기에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파하고 13권의 성경을 기록할수 있었습니다. 만약에 바울이 율법에 정통한 바리새인(학자)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수많은 구약의 성경들을 인용한 13권의 위대한 신약 성경들을 쓸수 있었겠습니까?
또 사도 바울이 당시의 철학과 학문에 무지한 사람이었다면 어떻게 헬라문화와 철학에 물든 이방인들에게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수 있었겠습니까? 사도행전 17장 18절 이하의 내용을 보면 사도 바울은 아레오바고 광장에 서서 그들의 철학과 종교적 헛점을 지적하면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이심을 선포했습니다.
우리는 사도 바울이 ‘배설물과 같이 여겼다’는 말의 의미를 오해해서는 안됩니다. 사도 바울이 자신의 학문과 세상 지식을 ‘배설물과 같이 여겼다’는 말은 이전에 자신의 종교적 학문적 배경을 자랑했던 자신의 삶의 가치관과 인생관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말입니다.
이 사실은 빌립보서 3장 앞의 내용을 보면 분명해집니다. 먼저 2-3절의 말씀을 보면 사도 바울은 교회안에서 잘못된 복음을 전하는 유대인 율법주의자들을 ‘개들, 행악자들, 육체를 상해하는 자들’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들은 구원받기 위해서는 예수를 믿어야 할 뿐만 아니라 율법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던 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4절 말씀에서 이렇게 잘못된 복음을 전하는 자들에게 말하기를 ‘만일 누구든지 다른 이가 육체를 신뢰할 것이 있는 줄로 생각하면 나는 더욱 그러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나서 5-6절을 보면 바울 자신이 실제로 자랑할 만한 것들이 어떤 것들인지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나는 팔일 만에 할례를 받고 이스라엘 족속이요 베냐민 지파요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요 율법으로는 바리새인이요 열심으로는 교회를 박해하고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라 ” (빌립보서 3장:5-6절).
그래서 자신이 이전에 자랑했던 것들을 이제는 배설물처럼 여긴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서, 이전에 자신의 종교적배경과 학문적 배경을 자랑했던 자신의 삶의 가치관과 인생관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의미로 한 말입니다.
세상 학문을 과소평가 하지 마십시오. 세상학문은 배설물(똥)이 아닙니다.
세상학문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일반은총입니다.
저는 얼마전에 의과대학을 다니던 한 젊은이가 학업을 그만두고 선교사로 나갔다고 이야기하면서 선교를 강조한 한 선교단체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것이 그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것은 결코 자랑할 일이 아니며 성경적인 가르침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의학공부를 잘 마치고 훌륭한 의료선교사가 되어 하나님께 더 잘 쓰임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어 버렸기 때문에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리고 믿지 않는 가족들이나 이웃들에게는 기독교가 반 사회적인 극단적인 종교로 오해를 불러 일으킬수 있기 때문에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 선교단체는 제법 유명하고 잘 알려진 인터콥이라는 선교단체이입니다. 그 선교 단체의 가르침은 선교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장점이 있으나 사실 성경적 가르침이 바른 균형을 이루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창 1:28).
이 말은 곧 세상적인 것들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정복해야 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것이 문화명령입니다.
우리는 모든 학문이 하나님의 나라와 복음을 위해서 쓰여지도록 힘써 배우고 정복해야 합니다. 배울수 있을때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십시오. 아니 평생 배움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배운 모든 지식과 기술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아낌없이 사용하십시오.
그것이 하나님이 주신 일반은총가운데 있는 문화명령이요, 그리스도인들이 삶을 향한 하나님의 선하신 뜻입니다
교회 지도자들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일부 지도자들이기는 하지만 성경을 많이 읽고 기도만 많이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성령의 깨달음으로 얻은 지식만 생명의 지식이라고 믿고 신학적인 지식이나 세상학문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역자들도 한손에는 신문 (세상지식)을 그리고 다른 한손에는 성경 (영적 지식)을 가지고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알고 세상을 바로 보고 진리의 말씀을 가르치고 전해야 합니다. 세상학문은 배설물(똥)이 아닙니다.